제페토 안에 하나은행, 국민은행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메타버스에서 거래한 가상화폐가 실제 생활의 금융 거래처럼 내 통장에 이력이 남고 현금처럼 들어온다면?
머지않아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시중의 많은 은행들이 메타버스에 속속 뛰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 은행 별로 메타버스 안에서 구축하려 하는 모습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봅시다.
시중 은행의 메타버스 진입
하나은행
먼저 하나은행은 가장 공격적으로 은행의 메타버스 화(화)를 추진하고 있는 은행 중 하나입니다.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제페토에 본격적으로 판을 깔았습니다. 제페토 안에 '하나글로벌캠퍼스 교육연수원'이라는 자신들만의 연수원 맵을 만들어 직원들 교육 및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예 메타버스 전담 테스크포스팀을 만들고 홍보대사를 55명이나 선정하면서 메타버스 안의 하나은행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은행이 메타버스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온라인 상에서 비대면으로 금융업무를 보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출은 88.3%, 펀드 가입은 92.5%, 예, 적금은 67.7%가 언택트로 이루어졌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됐죠. 앞으로 비대면 금융 업무 비율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은행은 일상의 모든 활동이 비대면으로 가능한 메타버스 세상에서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미래의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타버스인 제페토에 본부를 두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페토의 유저의 80%가 10대입니다. 이 10대들이 제페토 안에서 사고파는 아이템의 규모는 엄청납니다. 아이템을 거래하기 위해 제페토의 가상화폐 '코인'을 사용하는데요, 만약 이 코인을 하나은행을 통해 결재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코인을 모아서 적금이나 예금, 펀드, 주식이 가능하게 된다면요?
아마 은행은 돈벼락을 맞을 겁니다. 게다가 메타버스 시장은 19년도에 50조 원이었던 것이 2030년에는 1,7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즉 메타버스 세상은 은행에게는 아직 아무도 건드리지 않은 금광이나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국민은행
국민은행도 메타버스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하나은행이 네이버에서 개발한 '제페토'를 활용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민은행은 미국에서 만든 '게더 타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게더 타운과 제페토가 다른 점은, 내 말소리가 주변에 있는 사람(아바타)에게만 들린다는 것입니다. 말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들리지 않아요.
국민은행은 게더 타운에 여의도 본관을 그대로 본뜬 건물을 만들어, 신입행원 연수 개강식과 교육을 진행하였습니다. 금융 비즈 센터도 구축하여 영업점이나 홍보, 채용, 상담부서를 설치해 실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국민은행의 메타버스 활용 정도는 선배와의 미팅, 질의응답, 스터디그룹 등 사내에서 활용하는 정도입니다. 이를 시작으로 앞으로 점차 범위를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은행 최초로 자체 메타버스를 만들려는 계획입니다.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 '신한 쏠'에 장착할 예정인데요. 야구장, 대학 캠퍼스, 오피스를 만들어 야구 경기를 응원하고 대학 커뮤니티 생활을 하는 것이 가능해질 예정입니다.
예전에 신한 애플리케이션에서 야구 게임을 하면 적금 금리를 추가로 주는 게임을 재미있게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비슷하게 나오면 인기가 많을 것 같네요.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최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했습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민간주도-정부지원 협력체인데, 삼성전자, 신한은행, SM 엔터테인먼트, 메가스터디 교육, 제일기획 등 다양한 기업들이 가입해있습니다.
메타버스 은행 구현 시 주의점
보안
여느 온라인 세상과 마찬가지로, 뱅킹 업무 시 가장 우려되는 건 개인정보 유출입니다. 이미 우리는 몇 차례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속이 쓰리죠.. 예...
하지만 은행에서 개인정보가 유출이 됐어도 은행은 별다른 보상을 해 주지 않습니다. 유출 사실을 알게 돼도 그냥 개인이 신고하고 알아서 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메타버스 세상에서도 이런 식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다면 정말 치명타가 될 것입니다. 내가 캐릭터를 키우면서 쏟은 애정은 정말 상상 이상이거든요. 게다가 메타버스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현실에서 버는 금액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실에서는 경제활동 능력이 전혀 없는 미성년자도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내가 모아 놓은 코인이 한순간에 날아갔다? 아마 대한민국 건국이래 최초로 은행 본사가 습격당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쌍방향 소통 부재
아직 온라인 상에서 은행 상품을 사는 것이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돈과 관련된 것이다 보니, 설명서만 주르륵 읽고는 큰돈을 거래하기 주저될 수 있지요. 뭔가 은행 직원한테 직접 설명을 들은 후에 상품을 구매하고 싶을 수 있습니다.
이건 사람 심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메타버스에 은행원들이 아바타로 접속해 상담을 진행하겠지요. 한데 문제는 가상현실이라 공간과 시간의 제약이 없다 보니, 오프라인 지점보다 몇 십배나 더 많은, 수백수천 명의 사람들이 상담을 요청할 것입니다.
제페토의 유저수가.. 2억 명이었나요...? 그중에는 외국인들도 많을 겁니다. 그만한 물량(?)을 불만이 나오지 않게 잘 커버하려면 은행 나름의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잘못하면 '상담도 잘 안 해주고 상품만 팔아먹는다' '상담받으려면 3박 4일 걸린다. 차라리 오프라인 매장을 가는 게 낫다'는 불만이 터져 나올 수 있겠어요.
이상 메타버스 안에서의 은행의 행보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재미있으셨나요? 앞으로 점점 더 친숙해질 메타버스에 조금이나마 더 익숙해지셨으면 좋겠네요. 다음에는 부동산 세상의 메타버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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