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사람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계획을 짜야할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단체로 무언가를 하면서 일이 진행되는 방향을 보면, '아 이건 아닌 거 같은데', '이걸 하면 더 나을 것 같은데', '그렇게 했다가는 사고가 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사람들에게 말해보지만,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는 잘 설명하지 못합니다. 설명을 잘 못하니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결국 다수의 의견대로 따라가게 됩니다.
그런데 정작 일을 벌여 보니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예측했던 문제가 그대로 발생한 것입니다. 처음에 내가 말한대로 따랐었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그것 봐, 내 말이 맞았잖아' 하고 말하지만 그들은 내가 그런 말을 했다는 걸 전혀 기억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거냐' 며 타박하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앞으로 일어날 상황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언자냐고요?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관찰력과 통찰력, 그리고 센스가 뛰어난 것입니다.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사는 것이 참 편할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바로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키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원래 사람은 내가 아는 만큼만 믿기 마련인데요. 게다가 지금 눈앞에 일어나지도 않은, 앞으로 일어날지도 모를 미래를 예측하고 있으니 이는 마치 직선으로밖에 달릴 줄 모르는 말에게 옆으로도 걸을 수 있음을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카산드라 신드롬의 어원
이렇게 뛰어난 관찰력과 예지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따르도록 설득하기 힘들어하는 것을 '카산드라 신드롬'이라고 합니다. 이 카산드라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뛰어난 미인의 이름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태양신 아폴론이 미녀로 소문난 카산드라에게 한눈에 반해 청혼하였습니다. 카산드라는 청혼을 받아들이는 대신 예언의 능력을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아폴론신은 그녀의 청을 받아주어 예지력을 주었는데요. 카산드라는 예지력이 생기자마자 아폴론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도망가버립니다. 배신당한 아폴론을 치를 떨다가 복수를 하는데요. 바로 카산드라의 예언에서 설득력을 앗아가 버린 겁니다. 그래서 카산드라가 하는 예언은 기가 막히게 딱딱 맞아 떨어졌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지 않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트로이의 목마까지 예언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아 결국 나라까지 멸망하게 되었습니다.
카산드라 신드롬과 에코이스트
에코이스트들이란, 공감능력과 빠른 눈치, 남을 돕는 이타적인 마음씨를 가지고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지만, 지나치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커서 자신의 불이익마저 과도하게 참는 사람을 말합니다.
이 에코이스트와 카산드라 신드롬은 한 사람이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머리도 좋고 똑똑하면서 남도 잘 도와주고, 대(공동체)를 위해 소(나)를 희생하는 착한 마음씨의 사람인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남들을 돕지만, 자기 생각을 말로 잘 표현을 못해 사람들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이 자기 말을 믿어주지 않으니 자신감이 점점 떨어져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카산드라 신드롬이 생기는 이유
카산드라 신드롬에 걸리는(?) 이유는, 첫번째로는 타고난 성향의 영향입니다. 성격상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내향적인 성향의 사람이 이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두번째로는 주변 환경 및 교육의 영향입니다. 아시아권 나라는 전통적으로 내 의견을 내세우기 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는 교육을 합니다. 의견을 목소리 높게 주장하는 사람을 부담스러워 하고 속된 말로 '나댄다'라고 얘기합니다. 이러한 주위 환경의 영향으로 어릴 때는 말을 잘 하더라도 성인이 될 수록 자신을 드러내지 않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카산드라 신드롬 극복하기
그러면 나는 이렇게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재야의 은둔 고수처럼 지내야 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표현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타인이 내 말을 믿고 따르게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1) 집단에서 인정받기
처음 집단에 소속되었으면, 먼저 몇 년간 자신이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해 그 집단에서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사람의 평판은 과거에 했던 행적에 의해 결정되는데요. 내 일을 잘하면 그만큼 나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지고, 사람들은 내가 하는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2)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기
한마디로 권력을 쥐라는 것입니다. 이 권력을 갖는 것을 나쁘게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권력은 뛰어난 사람이 잡으면 많은 사람들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신입사원 때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도 아무도 듣지 않았지만, 높은 직급으로 올라간 후 동일한 아이디어를 내자 일사천리로 진행되어, 많은 사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일이 있습니다.
3) 굳이 말하지 말기
카산드라 신드롬을 가진 사람들이 고통받는 이유는, 내 말이 다른 사람에게 안 먹히기 때문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내 의견을 내지 않으면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습니다. 때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가만히 있는 것이 더 도움이 됩니다. 너무 수동적인 삶의 태도가 아니냐고요? 더 적극적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요? 공동체 생활의 가장 중요한 미덕은 여러 사람과의 화합입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내린 결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미리 알고 있으니, 한 발 앞서 그 해결책을 찾아놓는 것이 편안한 사회생활을 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이렇게 카산드라 신드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렇게 카산드라 신드롬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훨씬 유능한 사람으로 비추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다양한 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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